가까이 여자를 보면 먼저 가슴이 떨렸고, 볼은 이미 붉게 되고 떨린 음성으로 벌써 마음을 들켜버려 여자와도 교제를 잘 못했다.
그런 시절이 있었다.

다른 이들보다 2년 늦게 대학생이 되었는데  전 학년이 참가한 연합 MT를 가게 되었는데 거기서 2학년  한 여자선배, 그러니까 나이는 나보다 한 살 적은 선배가 나의 눈에 들어왔다.
그 선배는 3,4학년 선배들에게 인기 만점이어서 감히 가까이 가서 말 섞이기가 두려웠다. 난 소심했고, 마음을 들킬까봐...

하여튼 시간이 흘러  학교 근처 어느 선배 집에서 내 학번동기들과 그 여 선배와 다른 선배들과의 삼겹살 파티를 했는데 파티 도중 진실게임도 했고, 게임에서 이기면 소원 들어주기 등 재미나게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 그 여선배가 내 동기와 게임 중 승자가 되어 소원을 말 할 차례가 왔다. 다들 그선배의 입에 집중을 했다. 하지만 난 그 선배의 눈을 보았다. 그 순간  그 선배의 눈도
나를 보았다. 

" 쟤랑 뽀뽀 하고 싶어."

그 '쟤'는 바로 나였다.

순간 취기때문일까? 아님 그 선배의 화끈한  표현일까? 난 또 빨간 얼굴로 되어 버렸다.
다들 엄청 놀란 듯 이번엔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.

"뽀뽀해" , "뽀뽀해" 

이구동성 합창을 부른다.

그 선배가 나에게 다가오는데 가슴이 콩닥콩닥....

아니 아니 

쿵닥쿵닥  심장이 떨렸다.

마침내 서로의 입술이 포개어 졌고 1분간 계속되었다. 시간이 느리게 갔는지 빨리 갔는지 모를 정도로 황홀했다.
그게 나의 첫 뽀뽀였다.

지난 시간은 슬픔도 주지만 잠시 행복한 감정을 떠오르게 한다. 
현재의 감정은 어디로 향할지 어느 누구도 모른다.  그 감정은 바로 나 자신의 것이면서도 다른 사람의 영향도 받기 때문에 장담할 수가 없다.
누구와 대화를 하면 즐거울 때도 있고, 지루하여 상대방의 얼굴보다 시선을 다른데 보거나 시계를 쳐다 본다.


"황금보다 더 놀라운 것이 무엇인가? " 하고 왕이 물었다.
"그것은 빛이다." 하고 뱀이 대답했다.
"빛 보다 더 생기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 무엇인가? " 하고 다시 왕이 물었다.
"그것은 대화다" 하고 뱀이 대답했다.

괴테

막스 피카르트, <인간과 말 >  69p

난 솔직하게 내 이성에 대한 나의 감정을 표현을 못한다. 고백도 마찬가지.....
타고난 성격때문인지도 모르겠다. 
대화도 좋지만 나는 편지가 익숙하다. 부끄러움이 많고 재미도 없고, 감동도 없는 나....
누구보다 짝 사랑을 많이 경험(?)한 나로서는 ...이게 최선의 방법이었다.

앙드레 고르의 <D에게 보낸 편지>는 저자 본인이 그의 부인에게 쓴 고백이다. 그리고 그의 편지이기도 하다.
그녀와 결혼 후 60년 넘게 살아온 그녀에게 쓴 마지막 연애편지
확대

앙드레 고르와 도린 케어



앙드레 고르와 도린 케어의 첫 만남은 이랬다.
1947년 가을, 외로움이 가득한 고르는 스위스 로잔의 어느 카드 게임장에서 그녀를 처음 보고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.
그녀 주변에는 항상 그녀에게 환심을 사려는 남자들이 있었는데 
그도 나처럼 '내가 넘볼 수 없는 여자'라고 생각을 했다. 한달 쯤 지난 겨울 날 지나가다 우연히 도린 케어를 보고 춤을 추러 가지 않겠냐 물었고 흔쾌히 응했다.

두 사람의 공통점은 '외롭다'는 것과 '존재의 불확실성'

성장 배경이 서로 불우했기에  그 공통점으로 둘은 더 가까이 할 수 있었다. 
그 후 둘은 같이 있는 공간에서 늘 사랑을 나누었고 결혼을 결심한다.

비록 가난하게 살았지만 그들은 언제나 긍정적으로 살려 부단한 노력을 하였다.
고르는 한 직장에서 정규직으로 있지 못하고 비정규직으로 여러 직장을 옮겨 다녔고 그녀는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 영어과외, 고르의 출판일을 도우거나 연극도 하였다.
둘 사이는 변함없이 좋았다.



하지만 변화의 조짐이 보였는데 바로 그의 책 <배반자>가 출판되고 나서 부터 둘 사이의 미묘한 변화가 있었다. 
책에서 그녀를 그녀와 다르게 표현한 것. 그래서 그녀는 그가 변했다고 오해를 한다.

그는 그녀에게 "당신을 사랑하는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던 젊은 날의 오만을 사죄하고, 당신은 내게 삶의 풍부함을 알게 해 주었다”고 고백한다,

하지만 행복했던 순간은 여기까지였다. 1983년 도린은 1974년에 허리디스크 수술 때 엑스레이 촬영을 위해 투여된 조영제의 부작용으로 거미막염이 걸린 것.
그 후로 시골에 거쳐를 옮기고 근검하게 살았고, 작품도 쓰면서 그녀를 돌보았다.

당신은 곧 여든두 살이 됩니다. 키는 예전보다 6센티미터 줄었고,
몸무게는 겨우 45킬로그램입니다.
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탐스럽고 우아하고 아름답습니다.
함께 살아온 지 쉰여덟 해가 되었지만,
그 어느 때보다도 더, 나는당신을 사랑합니다.
내 가슴 깊은 곳에 다시금 애타는 빈자리가 생겼습니다.
오직 내 몸을 꼭 안아주는 당신 몸의 온기만이 채울 수 있는 자리입니다. ...
우리는 둘 다, 한 사람이 죽고 나서 혼자 남아 살아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.
우리는 서로에게 이런 말을 했지요.
혹시라도 다음 생이 있다면, 그 때도 둘이 함께하자고.


앙드레 고르 <D에게 보낸 편지> 6p


당신을 화장하는 곳에 나는 가고 싶지 않습니다. 당신의 재가 든 납골함을 받아들지 않을 겁니다.

앙드레 고르  <같은 책>   89-90p

처음 만난지 60년만에, 결혼 후 58년만에 고르와 도린은 본인들의 집에서 주사를 맞은 뒤 동반 자살을 하여 삶을 완성하였다.
삶은 죽음으로 완성하는 것.

비록 지금 혼자서 초등학생 딸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누군가를 아직 사랑하고 싶은 꿈은 없어지지는 않았다.
지금은 고르처럼 죽을 때까지 한 여성을...사랑하고 싶은 마음이다.
어서 나와요....나의 짝이여~


같이 보면 좋은 책 

 니콜라스 스파크스  <노트북>

 
2015/07/03 16:12 2015/07/03 16:12

TRACKBACK :: http://www.leehaksang.kr/trackback/3